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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옛날이여 / 박진후 목사
작성일 : 14-01-01 09:10


응답하라, 1994.

또다시 복고열풍이 불고 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종편방송의 모 드라마는 30-40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방송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소품들과 당시 유행했던 음악들은 치열한 삶의 현장을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케이블방송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공중파방송의 시청률과 맞먹는 결과를 냈고, 배우들은 CF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불편한 것이 더 많았던 과거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친구와 전화라도 할라 치면 전화세가 많이 나올 까 부모님 눈치를 봐가며 했다. 이마저도 힘들 땐 밖으로 나가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어가며 통화를 해야만 했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면 조금 있다 다시 통화하자하고 다시 뒤로 가 줄을 섰던 기억도 있었다.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이런 불편함은 사라졌다. 통화를 하고 싶으면 언제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다.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지하철이나 식당, 공공장소에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무례한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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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과 성품을 배우는 곳

좀 불편하기는 해도 과거에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통화하면서 뒷사람 눈치도 살펴야 했고, 다른 사람의 사정을 먼저 헤아려보는 마음도 있었다. 불편함 뒤에는 참을 줄 아는 마음과 배려심 같은 게 있었다. 공중전화에서 사람들은 인성과 성품교육을 배웠던 것이다.

요즘은 학교에서 따로 인성교육, 성품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20년 전만해도 어디 이런 교육을 상상이라도 했었던가. 따로 돈을 들여 교육하는데도 요즘 사람들 인성은 과거보다 못한 것 같다. 왜 이런 모순이 생겨난 것일까? 기술이 발달해서 몸은 편해지고 참 좋아졌건만 왠지 점점 정신은 불편해지는 느낌이다.

 

위험한 사회

독일인으로 현대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 중에 한 명인 울리히 벡은 오늘날의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정의했다. 그는 인간이 이성과 합리성을 추구할수록 사회는 통제불능의 위험사회가 된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에 발생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있다. 원전이라는 막강한 힘으로 삶의 질은 전보다 좋아졌지만, 통제가 어려운 힘을 갖게 된 인간은 언제나 불확정 된 위험 속에서 살아가게 됐다. 인간들은 근근이 그 힘을 유지해 왔지만, 결국은 그보다 더 큰 자연의 거대한 힘에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울리히 벡은 주장한다. ‘이성과 과학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벗어 던지고, 기술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며, 사회와 기술공학체계의 복잡성을 줄어나가야 한다.’라고. 그래야 현대사회에 닥칠 수 있는 위험수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학습하자

실리콘벨리 아이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발도로프식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컴퓨터보다는 주판을, 전자음악보다는 나무로 된 악기를 두드리면서 예술적 감성을 깨우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창조능력을 키워간다. 기술과 과학의 성지라 불리는 곳에서의 교육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서걱서걱 연필을 깎는 중에 감성이 깨어나고, 추운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배우게 된다. 가끔씩 핸드폰 문자말고, 손 글씨로 안부편지를 써보자. 기다림이 길어지면 그만큼 그리움이 쌓여 가리라. 이제 2014년이다. 잊고 있던 감성을 깨우자. 불편함을 학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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