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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배우는 남자 (장석영 박사)
작성일 : 16-10-25 22:24

요리 배우는 남자 / 장석영 박사


요즘 요리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오래 전 아내가 뉴욕에 사는 아들 집에 갔을 때 몇달간 혼자서 밥짓고 빨래를 해 본 경험은 있지만, 반찬은 시장에서 사다 먹었지 집에서 요리를 해서 먹어 본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병고로 오랬동안 입원했다가 퇴원한 일이 있는데, 그 때 아내가 나에게 만약을 위해서 나도 요리하는 법을 배워두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괜찮다면 지금 당장 요리학원에 등록하라고 강력히 권유하는 게 아닌가. 기분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이 일이가 있다고 생각되어 곧바로 요리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구청 문화센터에 문의했더니 다른 강좌는 있어도 요리 강좌는 없다고 한다. 수소문 끝에 집앞에 있는 구청 자원봉사센터에서 7월 두번째 토요일부터 요리강좌를 하니 지금 당장 신청하라고 한다. 그래서 신청을 하고 아내에게 알렸더니 잘됐다며 반긴다. 내가 직접 만든 요리를 가족들이 맛있게 든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그렇게 생각하니 수강신청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요즘 텔리비전에선 채널마다 다양한 요리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그만큼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관심이 높아진 만큼 요리를 배우려는 분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 또한 어렵다보니 요리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시중에는 군소 요리학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으며 보통 대형 요리학원들은 전문 강사진만 한 학원에 2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은 한식 위주의 일반요리를 배우고 있으나 이어서 양식, 중식, 일식까지 다양한 나라의 음식 만드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더욱이 나 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수강생들을 위해 기초부터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수업의 진도대로만 따라가면 아무 걱정 없이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거란다.이제 석달 좀 넘게 배웠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조리 실력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늘고 있는 것 같다.

강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만 해도 400여가지나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우리가 배우게 될 요리가지수는 한식만 40여가지이고 나머지 60여가지는 양식과 중식, 일식이라고 한다. 첫 수업식날 강의실 문을 여니 먼저 온 주부들이 강사님과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자는 나 혼자였다. 순간 무색해졌다. 그러나 요리를 통해서 내가 만든 요리를 가족들이 맛있게 드는 모습을 상상하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날 수강생 10여명은 대개 30~40대 주부들이어서 처음엔 서로가 서먹서먹했지만 단박에 마음을 트고 가까워지니 수업시간이 신선했다.

그들이 나를 부르는 호칭은 '어르신'이었다. 수업을 받는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젊은 주부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중년주부들은 직장을 다니느라 요리를 배울 시간이 없었고, 신혼주부의 경우는 친정어머니가 계시지 않아 요리법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우리들은 강사님의 시범대로 요리를 해 나갔지만 양념장을 만들거나 야채를 손질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야채를 손질하다 칼질이 서툴러 손을 베이는 수강생이 있는가 하면, 소금을 많이 넣어 음식이 못쓰게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음식 만들기에 집중하다보면 잡다한 생각들이 멀리 사라지고 마음도 둥글해져 얼굴에 저절로 웃음꽃이 핀다. 이 나이에, 그것도 남자가 누구를 위하여 이토록 정성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요리가 잘못되지나 않을까 하여 노심초사하면서도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만들며 이렇게 즐거워할 수 있다니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낀다.이제 이번 주 토요일에 나가면 15번째 새로운 요리를 손수 만들어 먹는다. 만든 요리는 대개 집에 가지고 가서 가족들과 함께 시식을 한다. 가족들은 매번 맛있다고 한다. 아내는 솜씨가 일취월장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늘 그렇지만 요리를 완성할 때까지는 몇 번이나 맛을 보게 된다. 음식이 너무 짜거나 매워서 먹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싶다가도 제 맛이 나면 안도의 한 숨을 쉰다. 그리고 즐거워할 가족을 상상하면 몇 번이나 입가에 미소가 뜬다. 그래서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일을 옆에 두고도 그동안 놓친 시간들이 아깝기만하다. 요리를 배우면서 점점 알아가는 것은 요리도 한 편의 글을 완성하듯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쓰듯 내면의 형상이 알게 모르게 요리에 고스란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금만 딴 생각을 해도 요리의 맛은 없어진다.

요리 레시피는 날이 갈수록 계속 차곡차곡 쌓여간다. 가족들이 내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다는 생각을 하면 행복과 건강이 늘 함께 한다는 것을 매번 느끼곤 한다. 오늘도 사랑의 마법에 빠져 한걸음에 요리강습이 열리는 봉사센터로 간다. 가을도 점점 깊어져 간다. 하늘은 높아지고 가로수 잎은 하나 둘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 가족을 위해 새로운 요리를 배우러 간다는 생각에 기분은 마냥 들떠 있다. 역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때인 것 같다. 가슴이 기쁨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요리 배우러 가는 남자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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