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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김정은
작성일 : 18-03-18 21:14

<양치기 소년 김정은을 믿으란 말인가?>

- 장석영 박사


우화는 현실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덕적 교훈을 전달하거나 세상을 풍자할 목적으로 간결하고 명쾌하게 쓰인 글을 말한다. 이런 우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위대한 가치라고 하면 아마도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데 있는 것 같다.

우화의 주인공은 주로 의인화 된 동물들로, 이들이 가진 고유한 동물적 속성은 개별 인간들의 성격적 특성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기에 매우 적당하다. 우리들은 이런 우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솝의 우화를 든다. 그 중에는 이미 우리들이 많이 읽고 들어 알고 있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을 뒷동산 목장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 심심한 끝에 갑자기 늑대가 나타났다며 살려달라고 몇 번이나 소리를 친 끝에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그 모든 것이 거짓말임이 탄로나 진짜 늑대가 나타난 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아 낭패를 봤다는 내용이다.

사실 주변을 보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개인간은 물론이고 단체나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거짓말도 홍수를 이루는 형편이다. 그것도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자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보면 거짓말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습관이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 사람의 말은 어쩌다 사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화는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모양이다.

요즘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놓고 우리의 방북 대표단에게 '비핵화' 운운 하는 것을 보면 김정은이 마치 양치기 소년과 같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로 돌아가 보면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은 물론 지금의 김정은까지 핵과 미사일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거짓말을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북한은 1994년 미국과의 협상 때도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했고, 미국이 이를 약속하고 경수로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소위 '제네바 합의'가 성립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 핵 개발을 계속했다.

2000년에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당시 조명록 북한군 차수와 매들린 울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상호 방문까지 했으나 아무 소득 없이 끝났다. 2003년 4월엔 북한 핵 해결을 위한 미국 .북한. 중국 3자 회담이 열렸는데,북한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적대행위 철회'와 '불가침 조약을 통한 대북안전보장'을 해주면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그해 8월부터 열린 6자 회담에서도 북한은 핵개발 금지 조건으로 비슷한 요구를 반복했다. 6자 회담은 2005년 '9.19 합의'로 이어졌고, 북한은 그 때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끝내 실천으로 옮기지 않았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엔 남과 북 그리고 미국 등 3국의 정상이 모여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협상은 모두 미완 또는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다. 북한의 계속된 거짓말 때문이었다.그러니 이번에도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최우선 목표가 이미 개발한 핵 무력을 온전히 지키는 동시에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의 완성을 가로 막는 경제제재를 와해시키고 미국의 군사적 강제 조치를 피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상간 남북 대화와 미. 북 대화가 열리면 과연 한반도에 '비핵 평화의 봄'은 올 것인가?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의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낙관만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험난한 가시밭길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제재조치를 비난하고 있으면서 완성된 핵의 보유국으로 인정 받는 조건에서 더 이상의 핵이나 미사일의 시험을 중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미. 북 정상회담에 대비해서 인지 대화를 중시하는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매파인 폼페이오 CIA 국장을 지명했다. 또한 미 폭스뉴스를 비롯해 주요 언론들은 존 볼튼 전 유엔 대사가 공석 중인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존 볼튼 전 유엔 대사는 부시행정부 시절 '테러와의 전쟁'에서 매우 강경한 모습을 보였으며, 지난 몇 년간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 "협상은 필요 없다. 선제공격 뿐이다"라고 외치며 김정은 제거를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는 또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 북간 비핵화 대화를 제안한 뒤에도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라며, "북한이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역량을 갖기 전에 박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NSC 대변인실은 최근 "미국은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행동을 개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에 뜻을 같이 한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런 정황은 트럼프 대통령은 양치기 소년 같은 북한 정권에 더는 속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데도 북한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은 물론 노동당 간부들에게도 남북대화와 미. 북 대화에서 '비핵화'에 대해 논의 한 것은 숨기고 있다. '자유아시아 방송' 등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대화나 미. 북 대화는 " 김정은 장군님의 승리"라며 내부선전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 한국의 대북특사와의 회담은 경제봉쇄로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적들의 비열한 책동을 무찌르기 위한 김정은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선전하고, 4월말의 남북정상회담이나 5월의 미. 북 대화에 대해서는 일언반국도 안 한다고 한다. 따라서 정상회담을 한다 해도 '비핵화조치'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2008년 6월에 벌인 '영변 핵시살 냉각탑 폭파'와 같은 쇼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 프레스'는 북한이 핵문제는 미국과 협상하고 한국과는 경제지원문제만 논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에선 '비핵화'를 하겠다는 원론적 언급만 하고,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망을 흐트러뜨릴 전략에 주력할 것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진다. 물론 정부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남북정상회담 전에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할 모양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북한은 한 달 간격으로 열리는 남북, 미. 북 정상회담을 통해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미. 일 3국은 북한에 대해 핵 폐기 이외에는 다른 출구가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을 반드시 심어주 어야 한다. 그래서 핵을 버릴 경우엔 북한은 발전할 것임을 주지시키고, 그렇지 않고 핵을 고집하면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미국은 회담을 철화할 수도 있으며, 그 결과는 대북제재 강화와 더 나아가서는 군사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김정은은 이번 기회를 살려 우리나라에서는 자본의 지원을 받아 개성공단 같은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려할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또한 일본과의 협상을 중재하여주면 대일 배상청구를 통해 말라붙은 북한 경제에 피를 돌게 하는 방안도 제시할런지 모른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 단순한 중재자 역할을 넘어서 4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비핵화'만이 살길이므로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 되지 말라"고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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